본문 바로가기

STATION 3

미래참견시점
모빌리티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Taas
1913년 포드의 자동차 대량 생산 이후 100여년이 지난 지금, 모빌리티 100년만의 패러다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비스-전기차-자율주행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는 소유에서 공유로, 운전에서 이동으로, 운전공간에서 생활공간으로의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
글.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서비스형 교통으로 불리는 TaaS(Tansportation as a Service)는 도시 전체의 교통을 이동 서비스로 제공하는 개념으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에만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MaaS(Mobility as a Service)의 개념과 동일하게 보거나, MaaS를 넘어서 도시 교통 전체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운전에서 이동으로의 변화, 서비스의 활성화는 모두를 위한 이동, 운전 약자를 위한 이동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모두를 위한 이동’과 ‘완전자율주행차의 공유’를 향해서 TaaS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발전

2010년대에 시작된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는 서비스-전기차-자율주행을 세 축으로 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발전은 스마트폰의 발전과 맞물려 있다. 사용자와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위치로 가까운 차량을 이동시키게 되면서, 모빌리티 서비스가 크게 발전했다. 앞으로는 자율주행이 더해지며 TaaS의 발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모빌리티 서비스인 카풀, 택시호출, 차량공유, 승차공유 중에서 특히 승차공유는 소유에서 공유로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미국 우버, 리프트, 동남아 그랩, 중국 디디추싱 등 여러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서 크게 성장했다. 12월 9일 현재 우버의 시가 총액은 529.52억 달러(약 69조 원)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합친 약 61조 원보다 높은 상황이다.
우버는 지난 2015년 주문형교통서비스(Ondemand transportation)의 비전을 발표하면서 완전자율주행차를 공유하게 되면, 기존 대중교통이 사라지고 교통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의 도입으로 주차가 필요 없어지면서 차량 대수가 크게 줄어들고 사용자의 편리한 이동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곧이어 벤츠도 주문형 교통 서비스 구현을 위한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 공유 서비스의 발전을 언급하기도 했다. 벤츠는 자사의 모빌리티 서비스인 카투고(차량공유), 마이택시(택시 호출), 무블(이동수단 추천 및 결제)을 성장시켜 나가기도 했다.
이러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코로나19에 접어들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주요 자동차사들의 차량 공 유 서비스가 큰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으며, 승차공유 업체들도 승객 이동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승차공유 업체들은 승객 이동 서비스 대신 배송 서비스를 강화시키면서 손해를 일부 만회하기도 했다.
이제는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배송 이 감소하고 이동이 증가하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다만, 인건비 상승, 물가 인상, 운전자 부족 등 여러 상황으로 인해서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의 어려움도 나타나고 있다.

사용자의 수요와 도시 구조에 맞춰 진화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카풀, 차량공유, 승차공유 등 초기 모빌리티 서비스 이외에도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 수요의 빠른 변화와 함께 도시 구조의 변화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 진화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복합교통서비스, 제한적 차량 공유 서비스, 고성능 전기차 승차 호출 서비스, 반려 동물이동 서비스 등에서 변해가는 모빌리티 서비스 트렌드를 읽어 볼 수 있다.
복합교통서비스는 여러 교통수단을 조합하여 최단 시간 이동이나 최적 경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하철에서 사용자가 내리면 미리 호출하여 기다리고 있던 택시나 승차공유 차량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복합교통서비스 및 전기차 호출 서비스 사례 ©시티매퍼, 우버

고성능 전기차 승차 호출 서비스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넓은 공간을 제공하면서, 조용하고, 편리한 고성능 전기자동차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최근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로 볼 수 있다. 2022년 우버는 ‘우버 컴포트 일렉트릭’을 선보였으며, 제공 도시를 늘리고 있다.
제한적 차량 공유 서비스는 지인이나 같은 회사 등 제한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차량 공유 서비스이다. 기업이나 아파트 등 일정 건물 사용자를 중심으로 할 경우 주차장을 활용하여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방자치단체 측면에서 빌딩의 주차장과 연계한 공유 서비스 및 전기차 충전 서비스와도 연계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이동을 위한 반려동물 전용 이동 서비스도 성장하고 있다. 일반 사용자와 공유하기에는 다소 힘들 수 있는 반려동물 이동을 위해서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제한적 차량 공유 서비스와 반려 동물 이동 서비스 사례 ©카플랫, 멍타냥

자율주행 셔틀의 공유를 향한 라이드풀링 서비스의 진화

도시화와 도시 인구 집중에 따른 서비스 변화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라이드 풀링(Ride-Pooling) 서비스는 이동 경로가 유사한 승객이 합승하여 셔틀 형태로 운영하는 서비스이다. 기존 우버 모델을 소형 밴이나 소형 셔틀로 확장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기존 대중교통은 출퇴근을 위해서 설계되고, 정해진 길만 다니기 때문에 일정 지역에서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서비스가 새롭게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구 5만명의 소도시인 미국 윌슨시는 2020년 9월 기존 버스 노선을 소형 밴을 공유하는 라이드 풀링 서비스로 대체했다. 기존에는 5개의 버스 노선을 1시간당 1대 운영했으나, 출발지와 목적지가 자유로운 소형 밴 기반의 라이드 풀링 서비스로 대체했다. 윌슨 시는 1.5달러를 지불하는 이 서비스를 통해서 1주당 3700회를 운행하여 기존 버스 1400회 운행보다 운행 횟수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연간 예산이 130만 달러에서 160만 달러로 늘어나서, 운행 요금을 2.5달러로 올리는 안을 검토 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셔클 서비스를 통해서 일정 반경 내에서 이동하는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라이드 풀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출퇴근에 맞춰진 기존 대중교통을 보완하는 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자율주행을 도입하여 미래형 교통 서비스를 시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100원 택시도 이동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을 주고 있다. 100원 택시는 인구가 감소하고, 버스 운행이 어려운 시골지역에서 지자체가 이동 비용을 지원해주는 개념이다. 100원 택시 운영 이후로 이동 횟수가 2배 늘었다는 보고도 나왔으며, 시골지역의 이동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윌슨 시의 사례나 100원 택시의 사례에서는 이동 지원을 위한 예산 투입의 필요성도 살펴볼 수 있다.

윌슨 시티의 공유 서비스 ©윌슨시
실시간 최적경로 설정 기술을 통한 차량 배차, 현대의 셔클 서비스 ©현대

완전자율주행차의 공유를 향한 TaaS의 진화

아직 완전자율주행차의 진화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정 지역을 운행하는 자율주행 셔틀은 더욱 활성화될 예정이다. 특히 2025~2027년경에는 자동차사의 자율주행 플랫폼이 안정화되면서 도심 자율주행 기술이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TaaS의 진화는 ‘모두를 위한 이동’과 ‘편리한 이동’을 지원해 줄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 서비스 산업의 발전, 모두의 이동을 위한 예산 투입, 자율주행을 위한 사회적 합의 등 여러 측면에서의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