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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ION 3

컬처 가이드
‶새해엔 ㅇㅇ할 거야!″
2023년엔 더 많이 읽고, 보고, 느껴요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또 한 살 먹는구나” 하는 자책은 접어두자. 새해부턴 ‘만 나이 통일’로 최대 2살까지 어려질 수 있다니 조급함은 버려도 된다. 대신에 하루하루 우리 앞을 찾아온 것들을 충분히 즐기고 누려보자. 조급함과 불안이 사라진 자리는 아름다운 이야기, 멋진 영감으로 채워 보자.
글. 편집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문학동네 2022

소설가 김연수의 신작 소설집. 단편집으로는 2013년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이후 9년 만에 출간됐다. 안팎으로 변화를 추동하는 일들이 계속되던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쓰여진 소설들엔 무한하게 이어지는 시간 속 이를 인식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지구 종말이 올 것이란 예언으로 떠들썩했던 1999년 동반자살을 하려던 남녀가 시간여행을 다룬 소설을 만나는 이야기인 표제작 「이토록 평범한 미래」부터, 보다 긴 차원에서 시간을 감각하고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다시, 2100년의 바르바르에게」까지. 이야기를 전하는 일, 미래를 상상하는 일,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새해에 기대감보다 두려움과 막막함이 앞선다면 꼭 읽어보자. 담담한 위로가 되어준다.

“그러므로 나는 노력하기로 했지. 이 삶에 감사하기로. 타인에게 더 다정하기로.
어둠과 빛이 있으면 빛을 선택하기로. ”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허태임 김영사 2022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에세이. 자신을 ‘초록(草錄) 노동자’ 내지 ‘식물덕후’라 말하는 그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이 땅의 사라져가는 식물을 지키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1년 중 절반 이상은 전국의 산과 들을 누비며 식물을 찾아가 관찰하고,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사람의 언어로 옮겨 적는다. 오지마을의 할머니들에게 산나물의 지혜를 얻고, 군사보호시설이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무인도의 암벽과 고목을 오르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 그가 보는 시선으로 평범한 우리 주변의 나무와 자연을 볼 수 있게 된다.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인의 눈으로, 탐구하는 과학자의 눈으로, 사랑으로 돌보는 이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게 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초록이 그리울 때 펼쳐보자.

“나는 식물을 공부하는 사람이다.
이 공부는 식물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옮기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밥 챙겨 먹어요, 행복하세요

마포농수산쎈타 세미콜론 2022

유난히 힘들었던 하루, ‘저녁은 제대로 챙겨 먹어보자’고 다짐하지만 쉽지 않다. 오늘도 배달 앱을 켜거나 라면 물을 올리고 말았다면? 이름부터 구수한 ‘마포농수산쎈타’가 트위터에 소개해온 레시피 북을 참고해보자. 먹방 유튜브와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순두부 열라면’의 창시자로 알려진 저자 특유의 말투로 쓰여진 다정한 레시피들이 ‘레트로’ 콘셉트를 입고 책으로 엮였다.
냉장고에 있는 평범한 재료로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메뉴와 비법들, ‘휘리릭 땡’ 만드는 술안주 레시피가 꽤 화려하다. 뭐부터 해야할지 막막한 ‘요리알못’에게도, 저녁 반주를 즐기는 술꾼들에게도 요긴한 레시피가 가득이다.

“밥 챙겨 먹어요,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할게요”

브로드웨이 42번가

창원 성산아트홀 2월 17일 ~ 19일까지

스테디셀러의 대명사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18번째 시즌으로 찾아왔다. 뮤지컬 댄서가 되기 위해 시골에서 상경해 코러스 일을 하던 페기 소여가 우연히 주인공 역할을 맡으며 스타가 될 기회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브로드 웨이 최고의 연출가 줄리안 마쉬에 송일국, 이종혁이, 한물 간 뮤지컬 배우 도로시 브록에 정영주, 배해선, 신영숙이 역을 맡았다. 페기 소여는 오소연과 유낙원이 이름을 올렸다.
주연 배우들뿐만 아니라 무대를 가득 채우는 앙상블 배우 한 명 한 명이 돋보이는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는 20여 명의 앙상블이 함께하는 탭댄스 군무. 화려한 금빛 의상을 입고 선보이는 화려한 군무가 1930년대 뉴욕 브로드웨이를 무대 위로 소환한다.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3월 19일까지

조선왕조의 기록문화의 꽃이라 일컫는 ‘외규장각 의궤’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의궤는 조선시대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난 후 그 전 과정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은 기록물이다. 그중에 왕이 읽어볼 수 있도록 정성껏 만든 어람용 의궤가 있는데, 이는 왕이 열람한 후 강화도 외규장각에 모아 보관한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약탈됐던 외규장각 의궤는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중국책으로 분류되어 있다가 1978년 박병선 박사에 의해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졌고, 2011년 5월 297권이 1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바 있다. 귀환 10주년을 기념하며 의궤 전체와 의궤에서 보이는 서책, 회화, 공예품, 복식 등 다양한 왕실의 보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아바타: 물의 길

22년 12월 14일 극장 개봉

2009년 개봉해 3D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던 아바타의 후속편.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한 전편에 이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만에 선보이는 영화로,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그리고 〈타이타닉〉 이후 감독과 처음으로 재회한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다.
이번 〈아바타: 물의 길〉은 다채로운 해양 생물들과 호흡하고 물속에서 적응한 나비족의 모습을 아름다운 시각적 효과로 그려냈다. 고래와 닮은 초거대생물체의 비주얼이 주는 압도감도 회자된다. 러닝타임은 무려 3시간 12분. 감독이 인터뷰에서 “같은 돈을 내고 더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닌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니 기대감을 갖고 극장으로 향해도 될 것 같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22년 12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영화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85세 생일에 숨진 채 발견되고, 그의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과 함께 탐정 브누아 블랑이 파견되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작품으로, 2019년 공개 당시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토니 콜렛, 마이클 섀넌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속편 격인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억만장자의 ‘살인 사건 게임’이 예고된 그리스 외딴섬에 초대되지 않은 뜻밖의 손님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이 나타나 진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리한다. 꼭 1편을 먼저 봐야할 필요는 없지만, 함께 즐기는 것도 좋겠다.

넥센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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