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SPECIAL THEME
90° 커브길,
타이어의 보이지 않는 싸움
자동차가 곡선을 돌 때, 운전자가 스티어링(핸들)을 살짝만 움직여도 주행 방향은 즉시 바뀐다. 단순히 핸들을 조금 틀었을 뿐이지만, 그 순간 자동차
안에서는 복잡한 물리 현상이 실시간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곡선 주행 시 ‘원심력’ 때문에 바깥으로 밀려 나가려는 힘에 대항하며 안정적으로 달리기 위해 끊임없이
균형을 잡는다. 만약 급커브에서 타이어가 노면을 제대로 붙잡지 못하면 자동차는 미끄러져 바깥으로 튀어나가게 되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Text. 박태준 더헤일로 대표(「충전 중인 대한민국 전기차」 저자)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
곡선에서 때로는 핸들을 돌린 것보다 차가 과도하게 회전하거나, 반대로 덜 도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오버스티어(Oversteer)와
언더스티어(Understeer)다. 오버스티어는 차량이 지나치게 많이 회전하면서 뒷부분이 미끄러지는 현상이다. 심하면 차가 제어력을 잃고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주로 뒷바퀴의 접지력이 앞바퀴보다 먼저 떨어질 때 발생하며, 후륜구동차나 스포츠카에서 자주 나타난다. 언더스티어는 그 반대다. 핸들을
충분히 돌렸는데도 차가 덜 도는 현상으로, 앞바퀴가 미끄러지며 차량은 의도한 궤도보다 바깥쪽으로 밀려난다. 전륜구동차에서 흔히 발생하고, 특히 커브에
너무 빠르게 진입했을 때, 빗길· 눈길에서 쉽게 나타난다.
결국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타이어와 노면 간 마찰력 부족이다. 타이어의 역할은 단순히 무게를 지탱하는 것을 넘어 가속, 제동,
방향 전환까지 모두 담당한다. 접지력은 ‘타이어에 걸린 하중 × 고무의 마찰계수’로 수치화할 수 있으며, 이 힘은 한정되어 있다. 힘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쓰이면 균형이 깨져 결국 미끄러짐이 발생한다.
타이어 업체들은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한다. 대표적으로 고무 재질(컴파운드)과 트레드 패턴이 있다. 고무 컴파운드는 계절·온도·습도의 변화에도 항상 일정 수준의 접지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여름용은 고온에서도 변형되거나 마모가 빨라지지 않도록 하고 겨울용은 고무가 굳어 접지력을 잃지 않도록 유연성을 유지한다. 또한 여름용과 겨울용 타이어는 트레드 패턴 디자인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여름용은 장마철 빗길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접지 면적을 넓히고, 세로로 깊게 파인 그루브(세로로 나 있는 깊은 홈)를 적용해 빗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도록 함으로써 수막현상을 줄인다. 반면 겨울용은 눈길과 빙판길에서 미끄럼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타이어 중심에는 직선 형태의 블록을 배치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고, 블록 곳곳에 미세한 홈(커프)을 더해 제동력과 조종 성능을 강화한다. 이렇게 계절에 맞는 패턴을 적용하면 기후 조건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타이어를 비대칭으로 설계하거나 내부 구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코너링 안정성을 높인다. 바깥쪽 블록을 단단히 설계해 고속 코너링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타이어 업체들은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한다. 대표적으로 고무 재질(컴파운드)과 트레드 패턴이 있다. 고무 컴파운드는 계절·온도·습도의 변화에도 항상 일정 수준의 접지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여름용은 고온에서도 변형되거나 마모가 빨라지지 않도록 하고 겨울용은 고무가 굳어 접지력을 잃지 않도록 유연성을 유지한다. 또한 여름용과 겨울용 타이어는 트레드 패턴 디자인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여름용은 장마철 빗길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접지 면적을 넓히고, 세로로 깊게 파인 그루브(세로로 나 있는 깊은 홈)를 적용해 빗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도록 함으로써 수막현상을 줄인다. 반면 겨울용은 눈길과 빙판길에서 미끄럼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타이어 중심에는 직선 형태의 블록을 배치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고, 블록 곳곳에 미세한 홈(커프)을 더해 제동력과 조종 성능을 강화한다. 이렇게 계절에 맞는 패턴을 적용하면 기후 조건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타이어를 비대칭으로 설계하거나 내부 구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코너링 안정성을 높인다. 바깥쪽 블록을 단단히 설계해 고속 코너링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타이어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타이어 기술에 여러 시스템이 더해져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전자제어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장치가
ESP(전자 제어 주행 안전장치)다. 조향 방향과 실제 차량 움직임이 다를 경우 각 바퀴에 개별 제동을 가해 미끄러짐을 억제한다. 오버스티어 발생 시
앞바퀴에 제동을 걸어 회전을 억제하고, 언더스티어 때는 뒷바퀴를 제동해 선회를 유도한다. AWD(4륜 구동) 역시 각 바퀴에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
접지력이 떨어진 부분을 보완한다. TPMS(타이어 공기압 경고 시스템)는 공기압 저하로 접지력이 급감하는 상황을 즉시 알려 운전자가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자율주행차나 전기차의 경우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방지하기 위해서 더욱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들 차량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고, 반응 속도가 빨라 타이어 요구 조건이 더 까다롭다. 대용량 배터리로 인해 무게가 크게 늘어나므로, 타이어는 강성이 높고 구조가 두꺼워야 한다. 이렇게 해야 코너링 중 타이어의 뒤틀림을 억제해 언더스티어를 줄일 수 있다. 또 전기차는 조용하기 때문에 노면 소음이 두드러지므로, 소음을 줄이면서 접지력을 확보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자율주행차나 전기차의 경우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방지하기 위해서 더욱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들 차량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고, 반응 속도가 빨라 타이어 요구 조건이 더 까다롭다. 대용량 배터리로 인해 무게가 크게 늘어나므로, 타이어는 강성이 높고 구조가 두꺼워야 한다. 이렇게 해야 코너링 중 타이어의 뒤틀림을 억제해 언더스티어를 줄일 수 있다. 또 전기차는 조용하기 때문에 노면 소음이 두드러지므로, 소음을 줄이면서 접지력을 확보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미래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타이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의 발달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새로운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먼저 넥센타이어는 현대차·기아, 인하대학교와 함께 산학 공동연구를
통해 AI 빅데이터를 적용한 노면 감지와 타이어 제동거리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콘크리트, 신규 아스팔트, 노후된 아스팔트의 마른 노면이나
젖은 노면 등 다양한 노면 외부 소음을 AI 빅데이터 기술로 수집 및 축적한 후 방대한 데이터 결과값을 이용해 노면의 상태를 감지하고 이를 타이어 제동
특성에 반영하는 기술이다. 넥센타이어는 이 기술을 기후 환경이나 노면 조건에 최적화한 타이어 제동 로직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능형 타이어 시스템을
개발 중인 국내의 한 스타트업은 타이어에 장착된 센서와 통신 기술로 온도와 압력, 상태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차 사고 위험을 낮추고 연비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글로벌 타이어 기업은 타이어 내부 센서로 노면 상황을 실시간 감지하고, 타이어의 폭과 공기압을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 조절하는 스마트 타이어를 선보였다.
넥센타이어는 빅데이터를 적용한
노면 거리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이처럼 타이어는 단순한 고무제품을 넘어 능동적으로 주행 안정성을 보완하는 지능형 장치로 진화 중이다. 즉, 타이어가 도로 상황을 ‘직접 말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는 앞서 설명한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 현상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독일과 일본 완성차 업계는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 억제를 위해 AI 기반의 차량 제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 ESP가 단순히 바퀴에 제동을 걸어 미끄러짐을 억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들의 최신 기술은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주행자의 습관과 노면 조건을 예측하는 형태다. BMW는 고성능 모델에 ‘액티브 토크 벡터링’을 적용해, 코너링 중 뒷바퀴에 토크를 차등 분배해 차량 뒷부분이 바깥으로 돌출되는 오버스티어를 미리 잡아준다. 일본 토요타 역시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해, 차량이 곡선에 진입하기 전 최적 속도와 조향각을 스스로 조절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 보정이 아닌, 사전 예방적 제어라는 점에서 혁신적 기술 접근이다.
자동차와 타이어, 전자제어 기술이 함께 맞물리면 주행 안정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리고 타이어는 가장 먼저 자동차와 전자제어 장치에 필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감각기관으로 바라봐야 한다. 타이어의 혁신적인 진화는 90° 커브 길과 같은 변곡점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 힘이 될 것이다.
최근 독일과 일본 완성차 업계는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 억제를 위해 AI 기반의 차량 제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 ESP가 단순히 바퀴에 제동을 걸어 미끄러짐을 억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들의 최신 기술은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주행자의 습관과 노면 조건을 예측하는 형태다. BMW는 고성능 모델에 ‘액티브 토크 벡터링’을 적용해, 코너링 중 뒷바퀴에 토크를 차등 분배해 차량 뒷부분이 바깥으로 돌출되는 오버스티어를 미리 잡아준다. 일본 토요타 역시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해, 차량이 곡선에 진입하기 전 최적 속도와 조향각을 스스로 조절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 보정이 아닌, 사전 예방적 제어라는 점에서 혁신적 기술 접근이다.
자동차와 타이어, 전자제어 기술이 함께 맞물리면 주행 안정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리고 타이어는 가장 먼저 자동차와 전자제어 장치에 필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감각기관으로 바라봐야 한다. 타이어의 혁신적인 진화는 90° 커브 길과 같은 변곡점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