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인 배고픔은 영양소를 채우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슬플 때 느끼는 감정적 허기는 ‘가짜 식욕’이다. 먹고 나서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고 싶다면 심리적인 공허함을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진짜 식욕과 가짜 식욕을 구분하고 싶다면 허기를 느꼈을 때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면 된다.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배를 채우고 싶다면 진짜 식욕, 달거나 매운 것처럼 특정한 음식을 먹고 싶다면 가짜 식욕일 확률이 높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분비되는 ‘코르티솔’이 당분과 지방, 나트륨 등에 대한 식탐을 높이기 때문이다.
바쁘게 보낸 하루의 보상처럼 야식을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습관적으로 밤마다 순간의 식욕을 참을 수 없어 자주 먹는다면 ‘야식증후군’일 수 있다. 야식을 먹어서 살이 찌는 것도 문제지만, 수면 직전에 음식을 섭취할 경우 고혈압, 혈당 장애와 같은 각종 대사증후군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해 불면증이 발생하고 이는 스트레스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우리를 괴롭히는 가짜 허기짐을 이겨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노랑, 주황, 빨간색이 식욕을 돋우고, 파랑과 보라, 검정, 회색이 식욕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패스트푸드와 중화요리 음식점에서 빨간색과 노란색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색상 자체가 달콤함과 상큼함을 연상시켜 입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반대로 파랑과 검정색은 음식과 연결했을 때 부패, 독, 쓴맛을 떠올리게 해 식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검은 그릇의 경우, 담겨 있는 음식 색의 채도까지 떨어뜨려 과식 방지에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음식과 그릇의 색이 비슷하면 양이 많아 보이지 않아서 자신도 모르게 음식을 더 담게 되기도 한다. 가령 크림파스타를 하얀 접시에 담았을 때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과 그릇 색이 대비되도록 담으면 먹는 양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릇의 크기를 줄이면 음식을 담았을 때 양이 많아 보이기 때문에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일명 델푸스 착시라고도 부르는데 코넬대 식품브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접시 크기를 30.5cm에서 25.4cm로 바꾸기만 해도 식사 섭취량이 22% 감소하는 걸로 나타났다. 우선 식기의 크기를 줄여보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아이스크림의 경우 큰 통을 하나 뜯어서 먹다 보면 얼마나 먹고 있는지 양을 가늠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포장되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폭식을 막을 수 있다. 과자와 같은 간식 역시 한 통에 대량으로 담겨 있는 것보다 소포장으로 나눠져 있는 것을 구입하자.
특정한 향기를 맡는 것도 식욕에 영향을 준다. 후각에서 감지한 향기 정보를 뇌에 전달하면 포만감을 느끼는 렙틴 호르몬이 분비돼 식욕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페퍼민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두 시간에 한 번씩 페퍼민트 향을 맡은 사람은 배고픔에 대한 충동이 줄어서 1주일 동안 평균 2,800kcal를 덜 먹는다고 한다. 페퍼민트는 정신을 맑게 하는 동시에 음식에 집중된 신경을 분산시켜, 천연 식욕 억제제로 활용된다.
라벤더 향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해서 식욕 조절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숙면에 도움을 주는 라벤더 향은 양질의 수면을 유도함으로써 배고픔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의 분비를 낮출 수 있다.
연예계 소식좌로 알려져 있는 개그우먼 안영미와 가수 코드쿤스트, 모델 주우재의 소식 먹방이 대세다. 그들의 공통점은 적은 양의 음식을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씹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은 식사를 한지 15~20분이 돼야 분비되기 때문에 빨리 먹으면 먹을 수록 포만감을 느낄 새가 없어서 과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음식물을 입에 넣고 평균 30번 정도 씹고 넘기는 것을 권한다. 씹는 운동은 뇌에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보상 심리에서 시작하는 가짜 식욕을 낮춰줄 수 있다. 렙틴 호르몬의 경우는 수면이 부족할 때 수치가 하락하면서 식욕을 올리기도 한다. 숙면하지 못하는 것도 포만감을 느끼는데 영향을 미친다.
식사를 하기 전에 물을 한 잔 마시면 부드럽게 위를 채우며 포만감을 느끼해서 덜 먹게 되는 효과가 생긴다. 때론 몸이 물을 필요로 할 때 이를 배고픔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물을 섭취하는 것이 식욕 조절에 효과적이다.
식후에는 또 다른 음식을 더 먹지 않도록 허브차나 녹차를 마시도록 한다. 차를 마시는 것 자체가 소화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먹고자 하는 충동을 줄여줄 수 있다. 실제 녹차의 ‘카네킨’ 성분은 식욕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생리적으로 식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제시간에 해야 된다. 채소와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두부, 콩, 닭가슴살, 살코기 등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은 포만감을 주어 과식을 막을 수 있다. 조리하지 않은 생채소는 섬유질이 가장 높기 때문에 당근이나 파프리카, 셀러리 등을 작게 잘라 식사 사이에 간식으로 먹게 되면 포만감을 높여서 식사량을 줄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