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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쉬기

미래참견시점
미래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IT
모빌리티 시장은 100년만의 패러다임 변화를 맞고 있다.
1913년 포드의 대량생산이 ‘자동차의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자동차에 기반한 ‘서비스의 시대’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자율주행-서비스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IT 업체들의 진출도 빨라지는 상황이다.
생활공간으로 진화하는 미래자동차에서 IT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글.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미래 자동차 시장, 주연이 되는 IT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나 커넥티드카에서 주요 역할을 해 왔던 IT 기술이 조연에서 주연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그동안 자동차 시장에서 조력자의 역할을 해 왔던 IT 기술과 IT 업체들이 시장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의 상용화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운전에서 해방되는 자율주행차에서 업무, 휴식,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위한 IT 기술의 제공은 필수적이다. 자율주행차의 공간은 스마트오피스, 스마트홈과 연계되면서 업무공간, 생활공간으로 발전해 나가고, 통신, 디스플레이, 사용자 행동 인식,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IT 기술과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자율주행-서비스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IT 기술의 진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테슬라,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등 주요 관련 업체들은 배터리를 아래에 탑재한 플랫폼 구조로 전기차를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채택하면 실내 공간 설계가 쉬워지고, 다양한 모델을 빠른 시간 내에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전기차 플랫폼 구조는 자율주행과 서비스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전기차는 자율주행 측면에서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차량제어가 쉽고, 차량 설계가 용이하며, 차량 내 사용성이 좋다. 또 공유에 적합하고, 고장 진단이 용이하며, 무선 충전을 통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기자율차에 통신 및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융합되면서 IT의 영역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이다.

Connectivity
린스피드 메트로스냅
자율주행차의 공간은 스마트오피스, 스마트홈과 연계되면서 업무공간, 생활공간으로 발전해 나가고,
통신, 디스플레이, 사용자 행동 인식,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IT 기술과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IT 중심의 자율주행과 과제

벤츠는 IT 중심의 시장 변화, 전기차-자율주행-서비스 중심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난 2016년 CASE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CASE는 연결성(Connectivity), 자율주행(Automated driving), 공유와 서비스(Sharing & Service), 전기차(Electric Vehicle)의 약자이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CASE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벤츠는 여전히 이 시장에서 도전자 입장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최고였던 벤츠조차, 관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 EQ의 첫 차량인 EQC는 시장에서 크게 실패한 바 있다. 자율주행에서도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에 비해서 상용화에 늦었으며, 테슬라의 빠른 자율주행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벤츠가 오랜기간 노력해 온 차량 공유 및 서비스 분야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벤츠가 자랑하던 모빌리티 서비스들은 코로나 사태에서 방향을 찾지 못했다. 우버, 리프트, 그랩 등 주요 승차 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발빠르게 배송 사업을 확장하면서 손해를 만회한 데 비해서, 벤츠의 서비스는 변신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벤츠와 EQ의 사례는 IT 측면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사용자의 선호도와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관련 기능과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앰버 모빌리티

테슬라, 구글이 주도하는 전세계 자율주행 시장에는 최근 애플이 자율주행차 양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IT 중심의 자율주행 발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화웨이, 바이두, DJI 등 IT 관련 업체들이 자율주행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이후 자동차사들이 고속도로 자율주행 상용화를 진행하고, 구글 웨이모 등 여러 자율주행 업체들이 도시 자율주행 서비스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눈, 비가 오지 않는 대낮에 차량이 별로 없는 도로에서는 자율주행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자율주행에서는 날씨 조건의 극복, 조명 변화에 대한 대응, 도심 모델링 및 도심 주행, 수동 주행 차량과의 공존이 과제가 되고 있다. IT 중심의 자율주행이 과제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서 운전자의 운전이 필요없고, 운전석이 없는 레벨 4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되면 실내 공간과 사용자 사용성이 중요해지면서 역시 IT 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IT 주요 업체들의 동향

주요 IT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먼저, 테슬라와 아마존의 자율주행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에서 차량을 공급받고 자율주행 업체인 죽스(Zoox)를 인수한 아마존은 자율주행 배송을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였던 애플과 구글은 자율주행에서도 경쟁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웨이모가 차량 자체보다는 도심 자율주행 서비스에 더 주력한다면, 애플은 달리는 스마트폰과 같은 자율주행차량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차량용 AI 패권 경쟁과 퀄컴의 뒤늦은 추격도 주목된다. 자체 개발한 AI칩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는 오토라벨링 및 시뮬레이터 등 인공지능 기술, 서버용 칩셋 개발 및 슈퍼컴퓨터도 발표한 바 있다. 엔비디아도 볼보, 벤츠 등과의 협력을 통해서 자율주행 플랫폼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퀄컴도 GM 등과 협력하면서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해 나가고 있으며, 5G 및 V2X 등 통신 영역을 장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LG, 삼성과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크게 성장한 카카오를 비롯해서, 네이버, SK텔레콤, KT, LG U+ 등 여러 IT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Electric Vehicle
아마존 자율주행 택시 ZOOX

전기자율차와 서비스의 진화, 우리의 과제는 

흔들림없이 주행하는 차량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려면 진동이 없는 전기차가 필요하고, 진동을 줄이기 위한 타이어, 서스펜션과 도로 환경 등에 대한 고려가 종합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구현하기 위해서 자율주행용 차세대 타이어도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전기자율주차와 서비스의 진화를 위해서는 센서, 인식, 인공지능, 통신,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고려와 사용자의 사용성을 위한 고려가 종합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 분야에서 우리나라관련 업체들의 많은 투자와 개발도 중요해지고 있다. IT 중심의 발전이 중요해지는 미래자동차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의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본다.